이제 또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다.

지난주는 모처럼 쉴 수 있었다.  물론 단순히 푹 쉰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몇몇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지난주.  티스토리 이용정지를 당했다.  이유는 어뷰징이라고 했다.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면 한 달 후 블로그가 전부 폐쇄된다고 했다.  그래서 이의제기를 했다.

돌아온 답변은 확인중이니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답이 오지 않았다.  예전에 게시판 생성에 문제가 있었을 때마다 문의를 했었고, 그러면 오래 걸려야 이틀 후 조치 되었다는 답장이 돌아왔다.  그러나 이번은 아무 답장도 돌아오지 않았다.  계정 자체가 규제를 당해 멀티라이브러리 외국어, 뉴스 도서관 및 PPT커뮤니케이션즈가 강제폐쇄당했다.

다시 한 번 왜 어뷰징으로 규제를 내렸는지 문의 메일을 보았다.  문의 메일을 보낸지 얼마 안 되 답장이 왔다.

짧은 기간에 게시물이 대량으로 등록되었고 게시물의 내용이 단순 숫자 및 정보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게시물의 내용이 구글 애드센스를 클릭하기 위한 게시물로 판단됩니다

답장을 받고 상당히 불쾌했다.  블로그에 애드센스를 달아놓기는 했지만 구글 애드센스 클릭을 목적으로 한 어뷰징을 한 적은 없었다.  구글 애드센스 클릭을 목적으로 했다면 외국어 도서관을 운영하지도 않았을 거다.  하루에 이 블로그 몇 명이나 들어온다고.  하루 평균 50여명 들어오고 있었다.  그나마도 외부유입이 대부분.  외국어 공부할 때 사전 구입 비용도 많이 들고, 단어 좀 찾아보려고 하면 불편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더욱이 어학도라면 알겠지만 사전 끌고 다니는 것이 여간 귀찮고 힘든 일이 아니다.  전자사전이 제대로 잘 되어있는 것도 아니고, 몇몇 외국어 사전 제외하면 영어로 된 사전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게 꽤 불편하다.  더욱이 단어 자료 없는 외국어 도서관은 재료 없는 식당.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요리사는 있지만 정작 요리를 만들 재료가 없는 것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언어란 어떻게 보면 음식과 매우 닮았다.  재료 자체가 음식이 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오이를 그냥 먹듯 재료가 바로 음식이 될 수 있고, 외국어도 관용어나 단어들 그 자체로 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최소한 쌀을 씻어 밥통에 얹혀 밥을 짓듯 말도 '단어'라는 재료를 '문법'이라는 방법에 맞추어 이용해야 말이 된다.  그래서 단어를 올리고 있는데 이게 정보성이 없는 경우에 들어간 것이었다.  게시물이 많고 짧은 시간에 게시물이 대량 등록되어 어뷰징 의심을 받는 것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기껏 시간 들여서 정보들을 올렸더니 정보성이 없는 쓰레기 글이라는 말을 듣자 기분이 좋을 수 없었다.  단어들을 알파벳으로 모아 게시물 하나로 만들면 될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단어가 한 두 개도 아닌데 그게 될 리가 없었다.  더욱이 찾기 좋게 하려면 단어 하나당 게시물 하나로 만들어야지, 여러 단어 다 모아놓으면 그것은 새로운 불편함에 불과할 뿐이었다.  진짜 외국어 전문 도서관처럼 멀티라이브러리-외국어 도서관에서 외국어와 관련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 인터넷 사전 구축에서 문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잘못한 것이 없어서 규제가 금방 풀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다음에서 강하게 어뷰징이라고 주장하자 멀티라이브러리를 같이 운영하는 친구와 어떻게 할 지 의논을 했다.  (참고로 멀티라이브러리는 팀블로그입니다.)  답장이 오기 전까지는 막연히 하루에 올리는 게시물 갯수 때문에 문제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답장을 받고 어휘 게시물을 정보성이 없고 어뷰징을 노린 단순 게시물로 보기 때문에 규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어휘 게시물들이 어뷰징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납득시켜야 했다.  그래서 이 점에 대해 다시 아래와 같이 이의제기를 했다.

===
즉, 제재 사유는 '짧은 기간에 게시물이 대량으로 등록되었고 게시물의 내용이 단순 숫자 및 정보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게시물의 내용이 구글 애드센스를 클릭하기 위한 게시물로 판단됩니다.' 라는 것인데요. 이로 인해 제 티스토리 아이디가 악성 블로거로 등록이 되어 티스토리 서비스 이용 자체가 제한된 것이구요.

귀사측의 이번 조치에서 결국 문제가 된 것은 멀티라이브러리-외국어 (http://multilibrary.tistory.com/) 블로그로군요.

짧은 시간이라고 했지만 그 기준이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것인가요? 멀티라이브러리-외국어 블로그는 운영한지 1년이 넘은 블로그입니다. 이제 14개월이네요. 그동안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해서 지금 게시물 수를 만든 것이구요.

내용이 너무 짧은 게시물을 짧은 시간에 많이 올려서 구글 애드센스 클릭 유도를 위한 어뷰징이라고 판단하셨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웹사이트 상의 사전처럼 만들기 위해 외국어 단어 하나하나를 게시물로 만들어서 올린 것이구요.

만약 구글 애드센스 클릭 유도를 위한 어뷰징이었다면 구글 애드센스측에서 먼저 제재를 걸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구글 애드센스에서는 아무 제약도 걸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애드센스를 달아놓기는 했지만 애드센스로의 유입 거의 없었구요. (중략) 그리고 제가 글을 올려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나요? 하루 평균 50여명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티스토리 내부 방문이 아니라 외부에서 검색을 통해서요.

외국어 학습 과정에서 단어 하나 찾는 것도 너무 힘든 경우가 많아서 다른 사람들이 좀 더 편하게 외국어를 공부했으면 하는 생각에 웹 사이트 상 사전 형식으로 단어들을 하나하나 게시물로 만들어 올리고, 이런 작업과 함께 틈틈이 외국어 문법 및 언론사 관련 자료를 올렸는데 '단순 숫자 및 정보성 없는 게시물을 이용한 구글 애드센스 클릭 유도 어뷰징'이라 판단해 접근 금지 및 블로그 차단을 내린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네요. 왜 단어들을 한 게시물로 묶어 놓지 않고 하나하나 다 풀어놓았냐고 하실 수 있으시겠지만, 수백, 수천 단어를 한 게시물로 만들어놓으면 그거야말로 너무 방대해 자료의 가치가 무가치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 게시물 안에 단어가 수백, 수천개 들어 있다면 유저의 니즈와 검색결과가 불일치하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구글 웹검색에서 종종 보이는 현상이죠.

다시 한 번 검토, 확인해주시고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

이의제기를 한 다음날.  답장을 기다리다가 계속 미루어왔던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처음 서울로 올라와 살던 곳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지금은 학교 근처에서 살고 있지만 처음부터 학교 근처에서 살았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곳을 떠난 날은 2003년 12월 31일.  군 입대 때문에 떠난 곳이었다.  그 후, 다시 돌아갈까 생각도 했지만 돌아가지 않았다.  버스 노선이 바뀌며 버스로 통학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떠난지 7년만에 다시 그 곳을 가 보았다.  학교 앞에서 버스를 타고 9호선으로 환승을 해서 갔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깜짝 놀랐다.

"이곳이 이렇게 많이 변했나?"
하지만 변한 곳은 큰길 뿐이었다.  큰길 쪽에 지하철 9호선이 생기면서 그쪽은 많이 변한 것 같았다.  그러나 예전 항상 다니던 그 길로 들어가자 예전과 변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예전의 그 느낌이 다시 살아났다.  냄새, 분위기 모두 그대로였다.  기억을 되짚으며 내가 이용하던 전철역까지 걸어갔다 오고 싶었지만 너무 늦게 출발해 그럴 시간이 없었다.  다시 집까지 돌아오려면 최소 2시간.  역까지 걸어갔다 오면 아마도 1시간.  사실 그 길을 걷고 싶었다.  2년간 내가 걸었던 길.  물론 2학년때에는 그 길을 별로 걷지 않았다.  전철로 가는 대신 버스를 타고 갔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가끔 전철을 타고 다녔고, 2년간 잘 걸어다녔다.  대학교 1학년 때에는 길을 걷다 코피가 난 적도 있었다.  아무리 먼 곳에서 통학을 해도 걸어서 20~30분이면 학교였는데, 대학 오면서 갑자기 걸어서 20~30분 걸어 역까지 가서 1시간 넘게 또 전철을 타고 통학을 하게 되자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마을 버스를 타도 되었지만 자주 오지도 않고 사람들이 꽉 찬 마을 버스를 타고 전철역에 가서 전철을 타고 가는 것이 싫었다.  더욱이 그때만 해도 버스와 전철간 환승이 되지 않을 때였다.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100원 남은 전철 정액권을 만들 계산을 할 때였으니까.  그때는 100원 남은 전철 정액권은 무적이었다.  아무리 전철 타고 멀리 가고 오래 타도 100원 남은 정액권 한 장이면 다 될 때였다.  지금처럼 교통카드에 얼마 없다고 쪼잔하게 굴 때가 아니었다.  그래서 대학 다니며 딱 1번 탈 수 있는 전철 정액권을 모아두었고, 일부러 2만원짜리 정액권이 있는데 항상 귀찮음을 무릅쓰고 1만원짜리 정액권만 구입했다.

예전처럼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  예전에는 영등포에서 버스를 한 번만 갈아타면 바로 학교까지 올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버스 노선이 바뀌어서 영등포까지 간 후, 영등포에서 여의도를 가고, 여의도에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야만 학교에 올 수 있었다.

하필 퇴근시간이라 영등포까지 가는데 차가 많이 막혔다.  영등포에서 내려 여의도 가는 버스를 찾는데 잠시 헤맸다.  그리고나서 여의도행 버스를 타고 여의도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타는데 버스를 조금 기다려야 했다.  슬슬 예전 학교 다닐 때 짜증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버스가 왔다.  답변이 왔다는 문자도 왔다.  버스에 타서 집에 가는데 예전 매일 느끼던 피곤과 짜증이 그대로 느껴졌다.  수업 시작 1시간 반 전에 일어나서 학교를 매우 늦겠다는 생각에 들었던 짜증, 버스의 흔들림을 자장가 삼아 자던 날들, 그리고 버스에서 내렸을 때 느껴지던 땅멀미.  옛날에 느꼈던 기분들이 하나하나 다시 느껴지면서 예전 일들도 하나하나 떠올랐다.  그날.  참 맑았다.  이미 포기한 시험 하나가 금요일에 있었고, 바로 그 시험을 치는 날이었다.  손에 쥔 입영통지서.  버스에서 그냥 시험을 치지 말고 F를 받을까 생각하다 그래도 교수님과 친하게 지냈었는데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생각을 바꾸었다.  휴학계를 내고 교실로 들어갔다.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내게 공부를 많이 해서 책도 안 보고 논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진심으로 포기해서 놀고 있었다.  시험을 쳤고, 학점이 나왔다.  졸업때까지 나는 그 과목 재수강을 하지 못했고, 아직도 성적표를 보면 그대로 나와 있다.

집에 돌아와 메일을 확인해보니 답변이 와 있었다.

문의하신 모든 블로그를 재검토한 결과 보유하고 계신 티스토리를 연결하는 링크를 제거하시고 해제가 가능하도록 조치하여 드리겠습니다.

지금은 없지만 예전 멀티라이브러리 외국어, 뉴스 도서관, PPT커뮤니케이션즈에는 맨 위에 내가 링크를 만들어 서로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이 링크를 제거하면 규제를 해제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일단 데이터를 백업시킨 후, 이 링크들을 제거하고 제거했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링크들을 제거하자 규제는 곧 풀렸다.

지난주 초반은 이렇게 멀티라이브러리 규제 때문에 골치 아프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일단 규제가 풀린 후, 친구와 하기로 했던 일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친구와 '잡지'를 내는 것이었다.  어느날 친구가 내게 잡지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한 번 해보자고 했다.  재미있어 보였다.  그리고 한 번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둘이 계획하기 시작했다.  이야기의 시작은 꽤 되었지만 막상 잡지를 만든다고 생각하니까 계산해야되는 것이 너무 많았다.  원하는 사람들에게만 출력해서 보내준다고 해도 비용 및 배송 문제가 있었고, 무슨 잡지를 만들지도 문제였다.  원래는 출력 및 배포를 하기로 했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pdf 파일로 만들기로 했다.  글을 써서 보내주어야 하는데 다행히 글을 써놓은 것들이 있었다.  예전에 판타지 소설을 썼던 것도 있었고, 나의 외국어 방랑기도 있었다.  일단 나는 연재물을 맡아 이 정도 하기로 했다.  친구와 하기로 했는데 자꾸 미루어서 어떻게든 5월에는 꼭 잡지를 완성시키자고 했다.

"야, 우리 출력물에는 우리가 서명하고 번호를 적어주는 것은 어때?"
"어떻게?"
"내가 출판하는 것은 내 서명과 서명한 번호들을 옆에 적어주는 거야.  책에서 초판, 재판 그러는 것처럼."
"그래?"
"혹시 알아?  우리 잡지가 잘 되면 번호 1번을 찾는 사람들이 생길지.  1번은 우리 둘이 개인소장하고 2번은 너랑 나랑 교환하고, 3번부터는 출력해서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주면 되겠다."
"괜찮은데?"

이렇게 잡지 논의가 드디어 끝을 보이면서 나도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일단 외국어 방랑기 시리즈를 하나하나 쓰기 시작했다.  여행기도 빨리 써야하는데 이것은 잘 모르겠다.  솔직히 여행기를 쓰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사진 정리도 해야하고 기록들도 찾아야 하는데 어느 날은 할 말은 별로 없고 그냥 사진 보여주기에 가까운 날도 있고, 어느 날은 할 말만 잔뜩 있고 사진은 별로 없는 날도 있었다.  일단 나름 괜찮은 소재라면 7박 35일?  오직 빨래를 위해서 7박을 하고 나머지는 계속 야간이동을 했던 여행이었다.

그리고 금요일.  중학생들 시험이 시작되었다.  드디어 중학생 시험이 시작된 것이다.  학원에서 일하면서 가장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중간고사.  처음 해보는 학원 강사라 처음에는 실수도 많았다.  진도 계산도 잘못하고 애들 다루는 것도 정말 많이 어려웠다.  중요한 것은 애들이 시험을 잘 쳐야 원장선생님께서 중간고사 이후 내 방식대로 수업을 해도 괜찮게 보신다는 것.  애들이 시험을 망쳤다가는 그 후 학원 생활은 어떻게 될 지 안 봐도 뻔한 일.  중3 애들이 일본어도 내신에 들어간다고 해서 원장선생님께 자진해서 애들 일어 보강을 하겠다고 했다.  고1때 공부하고 손 놓은 일본어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데 다행히 어려운 것은 배우지 않았다.  더욱이 일어를 아는 애들도 없었다.  중간고사는 대부분 히라가나.  탁음이 어떻네 반탁음이 어떻네 요음이 어떻네 이런 것만 알려주면 되었다.  문제는 애들이 히라가나도 모른다는 것.

금요일 저녁.  1학년 애들 자습 지도 하는데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나 취직 되었어!"
수업 끝나자마자 친구 집으로 달려갔다.  친구는 무역회사에 취직되었다고 했다.  일본어과를 나온 친구는 내가 학원에서 애들에게 일본어를 보강해주고 있다고 하자 마구 웃었다.

토요일.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집에 돌아왔다.  멀티라이브러리에 들어왔지만 그다지 글을 올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물론 어휘 게시물이 어뷰징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받기는 했지만 자료를 올리고 싶은 의욕도 없고 괜히 올렸다가 또 규제 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일요일.  또 학원에 보강해주러 갔다.  2시까지 간다고 했는데 2시부터 3시가 애들 쉬는 시간이었다.  금요일 밤, 전철을 탔을 때 원장 선생님께서 내게 서류 한 장을 꼭 써야하는데

원장선생님께서 중3 국사를 해줄 수 있냐고 하셔서 해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사 역시 손 놓은지 오래.  한국사의 흐름이야 계속 사용하니 기억하고 있지만 사간원이니 뭐니 하는 세세한 것은 이미 잊혀져서 휴지통에 넣고 휴지통 비우기 한 후 레지스트리 정리, 디스크 조각모음 10번은 한 상태.  그래서 애들에게 조선시대 흐름만 잡아주었다.  그런데 애들이 이해를 했을지는 모르겠다.  애들이 붕당이 뭐냐고 해서 마침 애들이 사회에서 정치를 배우길래 '정당'이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정당과의 차이라면 사건에 대해 유교에 의거해 해석을 하는데 이 해석에서 달라진다고 했다.

3학년 보강을 한 후 2학년 자습지도를 들어갔다.  애들이 피로와 지루함에 절어있길래 MP3 들으며 공부해도 된다고 했다.  애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온갖 아부의 말을 했다.  그렇게 조용히 애들이 자습하는데 원장선생님이 MP3을 듣고 있던 애를 불렀다.  그래서 원장선생님께 내가 애들이 하도 피곤해하고 졸려해서 MP3 들으면서 잠 깨면서 공부하라고 했다고 말씀드리자 수업시간 및 자습시간에는 애들이 되도록 MP3을 듣지 못하게 해달라고 부탁하셨다.

요즘 시험기간이라 원장선생님께서 신경이 조금 예민하신 것 같다.  충분히 이해된다.  나도 내 수업방식을 고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애들 성적이 잘 나와주어야 하는데 원장선생님 역시 마찬가지이실 것이다.  애들 점수가 잘 나와야 학부모님들께서 학원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을테니까.

1학년 애들은 사실상 애들을 믿는 수밖에 없다.  세계지리가 1학년 1학기에 와 버리는 바람에 이것은 진짜 생암기로 돌변했다.  세계지리는 이해시켜 주려면 지구과학이 필요한데 1학년 1학기에 지구과학을 알 리가 없지.  더욱이 나도 잘 하지 못하는 것이 세계지리와 지구과학.  2학년과 3학년은 어떻게 하면 점수를 뛰게 해줄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모르겠다.  제발 애들 사회 점수가 대박나서 기말고사까지 편하게 갔으면 좋겠는데...
글쓴이: 활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