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um 만화 중 '냥군의 서울맛집'이라는 만화가 있었다.

처음엔 별로였는데 갈수록 묘한 재미와 매력이 있어서 꾸준히 보았다.

이 만화를 보며 가장 가고 싶었던 가게는 부대찌개집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1486)이었다. 여기는 내가 사는 곳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에 있어서 보자마자 갔다 왔다. 결과는 정말 대만족. 라면 사리 무한 리필이라길래 어느 정도인가 했는데 내가 처음 간 날 애들이 방에서 생라면 조각 들고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라면 사리 갔다 달라고 했더니 돌아온 대답은...
"알아서 가져다 먹으세요."
즉, 라면 사리 몇 개를 먹든 신경도 안 쓰신다는 이야기. 그렇다고 맛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맛도 매우 준수했다. 건더기도 매우 만족스러웠고 말이다. 게다가 육수도 리필해 주신다. 친한 형하고 가서 라면 사리 4개 먹고 육수 리필 한 번 받은 게 지금까지 가장 많이 먹은 기록. 여기는 정말 만족스러운 집.

그 외에도 정말 가고 싶은 샌드위치집이 있었다. 바로 냥군이 소개한 샌드위치 가게 michelle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1994). 필라델피아 치즈 스테이크가 그렇게 크고 굉장하다고 해서 정말 꼭 먹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사는 곳에서 건대입구는 묘하게 가기 불편하고 싫은 곳에 위치한 지역. 내가 사는 곳이 1호선이다보니 1호선에 있으면 가고 싶은 곳, 제일 가기 싫은 곳은 2호선과 7호선에 위치한 지역. 그런데 이 가게는 건대 입구라고는 하지만 정확히는 어린이 대공원 역에 가깝다. 문제는 건대입구든 어린이대공원이든 둘 다 7호선이고, 내가 사는 곳에서 7호선을 이용하기는 매우 불편하다는 것.

그래서 항상 가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가지를 않았다. 그러다가 오늘 막상 여자친구와 저녁을 먹기는 해야겠는데 마땅히 먹고 싶은 것이 없어서 이 가게를 가기로 결심했다.

가는 방법은 복잡할 것 같지만 의외로 간단했다.

주요 포인트는 바로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3번 출구'. 이것만 잘 찾아가면 절반 이상 가게를 찾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1.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3번 출구로 나와서 'Hair box'라는 가게가 나올 때까지 직진한다. 이게 제일 어렵다...많이 걷는 것은 아닌데 처음 가는 길이라 '이거 시험에 드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직진하니까 나왔다.

2. 헤어박스에서 우회전. 절대 길 건널 필요가 없다. 3번출구에서 직진하면 헤어박스 앞으로 나오니 길 안 건너고 꺾기만 하면 된다.

3. 직진하다보면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나온다. 여기서 다시 꺾는다. 역시나 우회전. 길을 안 건너고 꺾으면 된다는 점만 기억하고 있으면 된다.

4. 또 직진. 직진하다보면 GS25 편의점이 보인다. 이 편의점 왼쪽에 michelle 샌드위치 가게가 있는데 GS25에 다가가면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 길 건너지 말고 꺾는 것! 어린이대공원역 3번출구로 나와서 Hair box과 세븐일레븐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저녁 7시라서 그런 건지 안에서 먹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나는 당연히 필리 치즈 스테이크를 시켰다. 오리지날 샌드위치라고 되어 있는 것을 시키면 필리 치즈 스테이크를 주신다.

"500원 더 내시면 냉장고에 캔이 있구요, 컵으로 드시면 콜라 무한 리필이시고 저기에서 따라 드시면 되요."
그래서 당연히 컵을 집었는데 컵이 작은 컵이 아니라 큰 컵이었다. 일단 컵에 콜라를 가득 따르고 샌드위치 만드는 것을 구경했다.

"TV 보시고 싶은 거 있으면 보세요."
아저씨께서는 친절하게 내게 리모콘도 건네주셨다. 그러나 확실히 TV보다 아저씨께서 내 샌드위치 만드는 것이 훨씬 재미있었다.

일단 큼지막한 쇠고기 3장을 철판 위에 달구기 시작하셨다. 보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 고기는 잔뜩 먹겠구나!

아저씨께서는 고기를 구우시면서 철판 위에 양파를 수북히 올리고 굽기 시작하셨다.
'헉...설마 저거 다 내 샌드위치에 집어넣으시는 거야?'

양파를 올리시는 것을 보자마자 충격이었다. 양파 큰 거 1개 반은 되어 보였다. 저 양파만 다 먹어도 배가 터질 것 같았다.

고기와 양파가 익는 것을 구경하는데 가게 안에서 고기 익는 냄새가 슬슬 풍기기 시작했다. 아저씨께서는 고기에 소금과 후추를 팍팍 뿌리시고 능숙하게 고기 굽는 도구로 고기를 잘게 써시고 양파도 토막내셨다. 그리고 피망을 조금 (말이 조금이었지 양파와 고기에 비해 조금이었을 뿐이었다) 올리시고 섞으셨다.

섞여있는 것을 보니 다시 한 번 충격. 밥 공기 3개는 충분히 채울 분량이었다.
'저거 왠지 다 남길 거 같은데...'
살다살다 샌드위치 만드는 것 보면서 다 먹을 수 있을지 진지하게 걱정된 것은 처음이었다. 아저씨께서는 내 샌드위치 속으로 들어갈 고기와 양파 위에 치즈를 얹으셨다. 치즈가 서서히 투명하게 녹아들기 시작했다.

'저걸 대체 어떻게 다 먹는 거야?'
가격이 9500원이었지만 실제 보니 9500원이 전혀 아까워보이지 않았다. 확실히 양은 매우 만족을 뛰어넘은 수준.
'설마 저걸 다 내 꺼에 집어넣으실건가?'
아무리 9500원이라고 해도 저걸 다 집어넣을 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저씨께서는 커다란 바게트 위에 전부 꾹꾹 집어넣으셨다. 받아들었는데 참 걱정이 되었다.
"알고 오신 거 아니세요?"
크고 아름다운 샌드위치. 내가 받아들고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신 아저씨께서 웃으시면서 물어보셨다.
'예...알고는 왔어요...'
만화를 보고 왔기 때문에 알고는 왔다. 만화에서 2L 생수병에 비교해서 찍은 사진도 보고 왔다. 하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예전, 이집트를 다녀온 친구에게 피라미드를 본 느낌을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 친구가 딱 한 마디 했다.
"야, 그건 그냥 인간이 지은 게 아냐."

딱 그 느낌이었다. 크기도 크기였지만 빵만큼 쌓여있는 속을 보고 할 말이 없었다. 대체 이걸 어떻게 먹어야하는지 감도 오지 않았다.
'이거 어떻게 먹지? 숟가락으로 일단 퍼먹어야 하나?'
내 앞에 놓여있는 크고 아름다운 샌드위치...라고 믿기지 않는 음식. 아무리 보아도 속을 퍼먹지 않는 한 먹을 방법이 없어 보였다.

"그거 드시는 요령이 있어요. 속을 꾹꾹 누르면 빵 속으로 들어가니까 속을 누르시면서 빵을 접어 드시면 되요."
그래서 숟가락으로 빵 속을 꾹꾹 누르며 빵을 접었다. 아저씨 말씀대로 했더니 정말 샌드위치처럼 딱 접혔다.

한 입 베어물었다.
"앗 뜨거!"
빵도 막 데운 바게트에 속도 막 구운 속이라서 무지 뜨거웠다.

"많으면 남은 거 포장도 해드리니 부담 가지지 마시고 드세요."
주인 아저씨께서 내가 '이걸 대체 어떻게 먹나' 근심에 차 있는 표정을 짓자 남으면 포장도 해 주신다고 하셨다.

두 입부터 맛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들은 짜고 느끼하다고 했는데 특별히 짜거나 느끼하지는 않았다. 내 입에는 쇠고기와 볶은 양파맛이 가득 담긴 샌드위치였다. 삼키고 나면 끝맛으로 치즈향이 입 속을 맴돌었다. 샌드위치를 먹으며 콜라를 많이 마시지 않았다. 콜라를 마시지 않고도 다 먹을 수 있었다. 양파에서 충분히 물이 나오고 있었고 콜라를 찾아야할 만큼 느끼하거나 짜지도 않았다. 소스의 강렬한 맛으로 먹던 샌드위치와는 다른 독특한 맛. 샌드위치를 먹으며 콜라를 마신 가장 큰 이유는 샌드위치가 정말 뜨거웠기 때문이었다.

양이 많기는 했지만 한 자리에서 다 못 먹을 양까지는 아니었다. 물론 정말 배가 고팠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다 먹을 수 있었다. 적당히 간식으로 사먹을 양은 절대 아니었다. 여자친구가 먹은 샌드위치도 컸는데 내가 먹은 게 하도 커서 귀여워 보일 지경이었다. 필리 치즈 스테이크는 확실히 샌드위치 곱빼기 2인분이라고 생각하면 딱 맞는 양 같았다.

맛있게 잘 먹고 나오며 콜라 무한 리필이긴 하지만 1컵 이상 마시는 건 정말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500원 내고 캔 사먹는 것보다는 컵으로 마시는 것이 훨씬 양이 많았다.

다음에 시험 끝나면 또 가야겠다. 다음에도 필리 치즈 스테이크 시켜 먹어야지. 맛도 양도 너무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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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활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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