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월드컵 예전 한국 대 레바논 전을 보았다.

나는 정말 멍청했다. 우리나라 국가 대표 축구 경기를 보면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것은 진리이거늘... 

정말 경기를 보는데 욕이 저절로 나왔다. 공만 뱅뱅 돌리다가 상대방에게 패스. 레바논이 우리보다 훨씬 잘했다.

Daum에서 스포츠 뉴스를 보니 심판탓에 잔디탓, 레이저 쏘는 관중탓 하는 기사들이 올라와 있었다.

솔직히 잔디는 꽤 안 좋아 보였다. 공이 이상하게 튀기도 했다. 하지만...

98월드컵 예선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벌어진 경기는? 물론 그때 1:1로 비기기는 했다. 그때 그 경기장에 비교하면 최신식 경기장이던데...그 멘트를 잊을 수 없다. '경기장에 클로버가 있어요! 풀이 발목까지 올라와요!'

편파판정? 오늘은 그래도 예전에 비해 편파판정 적던데...편파였으면 우리나라에게 페널티킥 주지도 않았을 거다. 예전에는 그런 장면 종종 있었다.

비겼다면 이해를 한다. 아주 대놓고 비기려고 죽기 살기로 수비만 해서 방법이 없었다고 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양팀이 한 번씩 받은 페널티킥 제외해도 1:0 우리나라의 패배다. 이건 대체 어떻게 설명하려고? 무슨 뽀록 슛도 아니던데...골대 맞는 행운이 제대로 들어갔으면 오늘 3:1 패배였다. 정말 운빨로 2:1 패배.

너무 어이없어서 멍하니 있다가 이라크 대 요르단 전 하길래 보았다. 이 경기에서 이라크가 비기기만해도 중국은 2회 연속 월드컵 예선 조기 광탈 확정.

이 경기가 오늘 있는지 몰라서 요르단 1:0 이라크 상황부터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메소포타미아 문명 7천년의 신비'

이라크는 지금 제대로 된 상태가 아니다. 우리나라 국민은 외교부의 특별 허가 없이는 절대 갈 수 없는 '여행금지국가'. 여기를 가기 위해서는 외교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가는 말 그대로 '잃어버린 20년'. 1991년 걸프전 이후 경제봉쇄, 이라크 전쟁, 준 무정부상태를 거쳤고 지금도 테러의 천국인 나라다. 미국도 두 손 두 발 다 들고 부족장에게 '뇌물'을 제공해서 그나마 어느 정도 안정시켰다. 그랬으니 당연히 뇌물의 천국. 거기에 납치도 이 나라에서는 사업이다. 그래서 납치의 천국. 더 중요한 건 이 '잃어버린 20년'이 아직도 진행상황이라는 거다.

지난 이라크 대 중국전도 보았기 때문에 이라크를 응원하려고 보는데 정말 놀라웠다.

나는 지금 축구를 보는 거야!

대한민국 대 레바논의 저질 대결과는 차원이 달랐다. 가장 놀라운 것은 이라크가 중동 축구 핵심 전략인 '침대 축구'는 아예 버려버렸다는 것이었다. 1:0에서 3:1로 역전했는데도 요르단 영혼까지 털어먹으려고 작정했는지 무섭게 몰아부쳤다. 투지, 근성, 집중력 모두 우리나라 국대보다 뛰어났다. 진짜 2002년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보는 줄 알았다. 우리나라처럼 공만 뱅뱅 돌리는 게 아니라 슛을 때릴 때에는 확실히 때렸다. 빠르고 시원시원해서 재미있었다.

이라크의 단점이라면 일단 무지 투박하다는 점. 세련된 맛은 없었다. 그리고 수비는 좀 그랬다. 공격에 비해 조직력, 집중력이 조금 떨어졌다. 결정적으로 체력 문제. 상당히 많이, 빨리 뛰는 이라크 축구 대표팀인데 확실히 후반 끝날 때가 다가오니 체력적으로 무리가 오는게 눈에 띄었다. 그래도 중국하고 할 때보다 체력적인 면도 나아 보였다.

이라크가 아주 요르단의 영혼까지 발라먹겠다고 덤벼들자 요르단은 완전 깨갱대었다. 그래도 후반 90분 만회골을 넣었다...그래서 3:2가 되는가 싶었는데 오프사이드여서 그냥 3:1.

경기는 3:1로 끝나서 중국은 2회 연속 월드컵 지역예선 조기 광탈했다. 솔직히 중국이 이길 수준은 아니었다. 이라크가 수비와 체력만 보강하면 우리나라쯤은 그냥 털어먹을 것 같았다.

이라크 팀에 대한 느낌을 우리나라 국대에 비유하자면 미들과 공격은 2002년 월드컵 한국 대표팀 같았고, 수비는 1998년 월드컵 벨기에전에서의 한국 대표팀 같았다. 정말 최대한 사력을 다해 막아보려고 하는데 뭔가 실력차가 확실히 있는...그래서 몸을 던져서 막는 그런 모습이었다.

일본이야 쇼미더머니의 힘이라고 치자. 이라크는 잃어버린 20년이 현재진행형인데도 저렇게 축구가 나날이 발전하는데 우리나라는 대체 뭐하는 거야!

우리나라 국대 경기 보고 더 스트레스 쌓였는데 내가 응원하는 팀인 이라크가 매우 좋은 경기로 이겨주어서 스트레스가 많이 해소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만약 최종예선 가서 이라크랑 같은 조 되면...?! 
글쓴이: 활활이

이번 필라코리아 바레인 부스에서 구입한 이란 우표다.  사담 후세인 우표가 사고 싶었는데 사담 후세인 우표는 없고 호메이니 우표가 있다고 해서 보여달라고 했는데 호메이니 우표보다 훨씬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다.

왼쪽 우표는 옆에 써있듯이 이란-이라크 전쟁때 미국 군함이 미사일로 이란 여객기를 격추시킨 사건을 보여주고 있다.  군용기도 아니고 여객기를 격추해 버렸으니 이란 입장에서도 참 황당할 만하다.

그리고 오른쪽 우표는 이란-이라크 전쟁때 이라크군이 할라브자 지역에 독가스를 살포한 사건을 보여주고 있다.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군은 이란군에 독가스를 살포했고, 그것이 나중에 이라크 전쟁의 명분이 된 UN의 생화학무기 시찰까지 이어졌다.

이러니 당연히 이란이 반미, 반사담 후세인일 수밖에...

글쓴이: 활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