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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30 흉가 이야기

지금까지 흉가를 직접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폐가는 몇 번 보았다.  폐가 비슷한데 폐가가 아닌 집도 보았다.  사실 무섭기는 한밤중 초등학교가 제일 무서웠다.

아주 예전에 케이블 티비에서 흉가 이야기가 나왔다.

사람들이 흉가에 가서 진짜 귀신이 있나 없나 보는 것이었다.  무당도 가고 수맥 다루는 사람도 가고 하여간 그 분야 전문가들이 우루루 몰려갔다.

나는 여기에서 진짜 무서운 흉가를 보았다.

첫번째 집이었다.
분명 흉가였는데 수맥도 없고 무당도 귀신 없다고 했다.  정말 너무나 평범한 집이었다.  그런데 흉가였다.

두번째 집.
수맥 찾는 안테나 비슷한 것이 막 빙빙 돌지를 않나 (이건 과장이지만 하여간 수맥이 엄청 강했다) 무당은 귀신 때문에 기절하려고 하지를 않나 하여간 문제의 종합선물셋트였다.  보통 하나만 있어도 흉가라고 할 텐데 그게 다 모여있었다.  당연히 그러니 흉가이지...

사실 두 번째 집은 안 무서웠다.  볼 때는 두 번째 집이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다 보고나서 생각해보니 첫번째 집이 더 무서웠다.  두 번째 집은 귀신이 있든 수맥이 흐르든 뭐가 있든 간에 근거가 있어서 흉가였다.  하지만 첫 번째 집은 도대체 왜?  아무도 밝혀내지 못했다.  그럼 대체 왜 흉가가 된 거야?  분명 들어가서 망한 사람도 있고 병든 사람도 있고 해서 흉가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 사건이 빈발해서 흉가가 되었을 것인데 두 번째 집과 같은 이유가 전혀 없었다.

진짜 흉가였다.  아무도 이유를 모르는 흉가...

글쓴이: 활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