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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23 지역카드
내 취미는 여러 개가 있지만, 그 중 내가 정말 열정적으로 했던 취미라면 사용제 전화카드 수집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심심해서 모으기 시작했다.  모아서 팔고 모아서 팔고 이 짓을 반복하다가 어느날부터인가 제대로 모으기 시작했다.

전화카드를 모으면서 지역카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도 지역카드를 가지고는 있었지만 그것이 지역카드인 줄은 몰랐다.

지역카드를 하나하나 모으는데 초반의 것을 모으기 너무 어려웠다.  이미 이것들이 발행된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수집을 다시 시작했을 뿐더러 너무 가격이 비쌌다.  특히 '외돌괴'는 너무 비싸 당시 사용제가 8만원을 호가하고 있었다.

그래도 어떻게 용돈을 모으고 다른 전화카드를 팔며 돈을 마련해 정말 형편없는 품질의 외돌괴 한 장을 손에 넣었고, 그 이후부터 지역카드 수집은 탄탄대로였다.

여느때처럼 우표사에 간 어느날.
"너 큰일났다."
우표사 주인아저씨가 나를 보자마자 대뜸 말했다.
"왜요?"
"이번 지역카드 1만장씩밖에 발행 안 되었더라."

이 무슨 청천벽력같은 말이란 말인가.  외돌괴가 2만장 발행되어서 사용제가 8만원을 호가하고 있었는데 그 절반만 발행된 것이었다.  더욱이 8종이 전부 1만장 발행.

그래도 어떻게 7종은 다 모았다.  그런데 딱 한 종 - 월송정만은 구할 수 없었다.

대학을 서울로 진학하면서 드디어 서울에 있는 우표사들을 직접 갈 수 있게 되었다.  남대문시장 지하상가에 밀집해 있던 우표상들을 돌아다니며 겨우 월송정을 손에 넣었다.

그렇게 지역카드를 다 모은 후...핸드폰이 널리 보급되며 더 이상 다 쓴 전화카드를 모을 수 없게 되었다.

지금도 틈틈이 모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이제 다 쓴 전화카드는 거리에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나의 소중한 한 취미가 사라져가고 있다.
글쓴이: 활활이